인간다움이란 무엇인가
지금으로부터 70여년 전, 앨런 튜링이 사람들에게 물었어요.
“기계는 생각할 수 있는가?”
흠, 정말 어려운 질문이군요. 이 질문에 대답하기 위해서는 먼저 ‘생각’에 대한 정의를 다시 내려야 할 것 같네요.
하지만 앨런 튜링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요. 만약 질문이 모호하다면, 그것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고, 상대적으로 명확하게 표현되는 새로운 질문으로 대체하자는 것이었죠. 튜링은 질문을 바꾸어 다시 물었어요.
“기계는 (생각하는 실체로서의)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을 할 수 있는가?”
이 질문의 강점은 이전의 질문보다 신체적 능력과 지적 능력 사이에 뚜렷한 선을 긋는 것이라고 말했죠. 튜링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하기 위해서 한 가지 테스트를 제안해요. 그 이름도 유명한 ‘튜링 테스트’죠.
질의자 C와 응답자 B, 그리고 컴퓨터 A가 있어요. 셋은 모두 각기 다른 공간에 있죠. 질의자 C가 B와 A에게 질문을 하고, B와 A는 자신이 생각하는 답을 키보드로 작성하여 C에게 줘요. 이 테스트에서 질의자가 어느 쪽이 컴퓨터인지 구별할 수 없으면, 컴퓨터는 시험을 통과하는 거예요.
그럼 과연 지금까지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프로그램이 있을까요? 사실 튜링 테스트의 평가 기준은 정해지지 않았어요. 하지만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고 알려진 프로그램은 있어요. 튜링은 2000년대가 되면, 기계들이 5분 간의 시험에서 판사들의 30%를 속일 수 있을 거라 주장했어요. 하지만 이게 와전되어 튜링 테스트의 기준으로 굳어졌죠.
유진 구스트만은 튜링 테스트의 첫 통과자로 알려져있어요. 2012년에 개발되어 2년 간의 시도 끝에 약 33%를 달성하며 튜링 테스트의 기준을 넘어섰죠.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를 인정해주지 않아요. 우크라이나에 산다고 대답한 뒤에, 우크라이나에 가본 적 있냐는 질문에는 없다고 대답했기 때문이죠. 확실히 인간만큼의 지능을 가졌다고 보기 어렵죠.
단순히 시스템이 이해하는 것처럼 들리는 답변을 찾아낼 수 있다고 해서 그것이 "시스템이 이해한다"라는 뜻으로 해석될 수는 없어요. 흥미롭게도 지금까지 테스트를 통과한 시스템의 대다수는 그럴듯한 인간과의 대화가 아닌, 철자 오류나 문법적인 실수를 덧붙임으로써 상대가 지금 사람과 대화하고 있다고 믿게 만들었어요.
인간처럼 보이거나 튜링 테스트를 통과하기 위해 필요한 능력이 반드시 '지능'이나 '사고력'과 연관되는 것은 아닌 거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앨런 튜링의 테스트는 많은 과학자와 엔지니어들로 하여금 우리를 본질적으로 인간이게 하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생각하게 했어요. 더욱 인간과 유사한 AI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영감도 주었고요.
돌이켜 보면 한 사람의 단순한 질문이 이렇게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어요. 앨런 튜링은 이런 일이 일어날 줄 알았을까요? 아마 알았을 거예요. 앨런 튜링이 했던 말 중에 이런 말이 있어요.
“무엇이든 상상할 수 있는 사람은 무엇이든 만들어낼 수 있다.”
참 멋있는 사람이죠?
튜링에 대해 다룬 영화 <이미테이션 게임>이라는 영화를 추천할게요. 보고 나면 많은 생각이 들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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